블로그 이미지
purewater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Notice

    'thought'에 해당되는 글 5

    1. 2009.08.11 사소함의 미학
    2009.08.11 00:17 thought

    앨리스는 특히 앤디 워홀의 작품에 마음이 끌렸다.
    생활을 끌어올리는 예술의 힘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워홀은 소박한 수프 통조림을 가지고 기적 같은 솜씨를 보였다.
    예술은 플라톤적으로 사물을 모방했을 뿐 아니라 와일드식으로 그것을 고양했다.
    오래 전부터 캠벨 통조림에는 우울한 요소가 있었지만, 누군가 깡통을 가치 있는 물건으로 격상한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우울이 덜어질까.
    그 깡통들은 미술관 벽에 걸리고 작품으로 소장되었다.
    수십 년간 표현의 제재가 되지 못하고 '평범한 물건'이라는 이유로 무시당했던, 깡통, 햄버거, 헤어드라이어, 립스틱, 샤워기 꼭지, 전기 스위치를 이제 미술 평론가들은 찬찬히 살펴야하게 되었다. 예술가들이 그것들을 다루기 때문이다.
    평론가들은 자신들의 수프 그릇 너머로 하찮게 취급되던 물체들을 꼼꼼히 살피게 되었다.
    그것들이 성모나 베누스, 수태 고지를 다룬 작품들과 함께 미학적인 영역에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평범한 물건을 액자에 넣으로니 그 형태와 색, 울림을 관성적으로 무시하지 않게 되었다. 액자는 이런 의미였다.


    여기서 특별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시릴 코널리가 저널리즘은 한 번만 고민하는 것이요 문학은 다시 보는 것으로 정의한 데 따르면, 통조림은 저널리즘적[액체를 담은, 한번 쓰고 버릴 용기]이었다가, 워홀이 액자에 넣음으로써 문학 반열[벽에 진열하고 반복해서 관람하는 것]으로 격상된 셈이었다.
    워홀이 물감으로 한 일과, 오랫동안 있는 줄도 몰랐던, 코나 손의 점들을 애인이 칭찬해주는 일은 비슷하지 않을까? 애인이 "당신처럼 사랑스런 손목/사마귀/속눈썹/발톱을 가진 사람을 본 적이 없다는 거 알아?"라고 속삭이는 것과 예술가가 수프 통조림이나 세제 상자의 미적인 성질을 드러내는 것은 구조적으로 같은 과정이 아닐까?
    그렇게 사소한 것에 감탄하는 것은 수프 통조림이 벽에 전시되는 일만큼이나 우스꽝스럽지만, 그런 사소함이 더 크고 중요한 전체, 이를테면 온전한 한 사람을 향한 사랑의 일부이기에 찬탄 받을 만한 것이다. 어떤 것을 큰 그림의 일부로 보면, 그것은 그저 사소한 것이 아니라 그 자체를 넘어선 어떤 것이 되었다. p29-31



    알랭 드 보통/우리는 사랑일까?


    posted by purewater
    prev 1 2 3 4 next

    티스토리 툴바